
단 한 번의 선택이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누군가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는 지난 과거를 지우기 위해, 또 누군가는 단지 '돈'이라는 유혹 앞에 무너지고 맙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바로 2020년 개봉한 한국 범죄 스릴러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입니다. 제목만으로도 강렬한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선 퍼즐처럼 정교한 서사 구조, 그리고 각기 다른 인물들의 시선에서 재구성된 입체적인 이야기 전개로 관객을 압도합니다. 지금부터 그 치밀한 전개와 돈 가방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파헤쳐보겠습니다.
화려한 캐스팅과 현실적 긴장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개봉 당시부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진경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스타 마케팅이 아닌, 각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 덕분에 이 영화는 관객에게 묵직한 인상을 남깁니다. 전도연은 영화 후반부 등장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며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잡습니다. 그녀가 등장하는 순간 공기 자체가 바뀌는 듯한 분위기는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정우성은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현실에 찌든 채 생존을 위해 도덕적 경계를 넘는 남성을 훌륭히 소화합니다. 이 영화는 단지 범죄를 쫓는 것이 아닙니다. 돈 앞에 선 인간들의 욕망과 선택,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가 어떤 비극을 낳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주는 리얼리즘에 가깝습니다. 영화 속 돈 가방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욕망을 끌어내는 도화선처럼 기능합니다. 실제로 이 돈 가방을 중심으로 수많은 인물들이 얽히고, 배신하고, 무너져갑니다.
이러한 설정은 단순히 극적인 재미를 넘어서, "만약 나였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영화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입체적인 스토리 구조와 ‘퍼즐’ 같은 전개
보통 스릴러 장르라고 하면 직선적인 전개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철저히 관객을 시험합니다.
스토리는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별 시점으로 에피소드가 나뉘어 전개되며, 겉보기엔 각자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점차 하나의 퍼즐처럼 맞물리기 시작합니다. 그 덕분에 이 영화는 1회 차 관람만으로는 다 파악하기 어렵고, 2회 차 관람부터 본격적으로 재미가 배가되는 작품입니다. 한 번 봤을 때는 그저 의미 없어 보였던 대사나 행동들이, 다시 보면 전부 복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관객은 자연스럽게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행동을 ‘다시 보기’ 하게 되고, 어느 순간 각 인물의 선택이 모여 어떤 비극을 낳았는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소비되는 범죄물이 아닌, 반복 재생을 유도하는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장면 하나하나가 계산된 듯한 편집과, 치밀한 복선, 그리고 정서적으로 얽힌 인물들 간의 미묘한 텐션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인물들의 절박한 선택, 인간의 민낯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바로 인물들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절박함입니다.
미란, 연희, 태영, 중만, 영선… 이들 모두는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대신, 현실의 벼랑 끝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미란은 가정폭력과 사기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리고,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살인을 선택합니다. 연희는 처음엔 누군가를 돕는 듯하지만, 실상은 모든 상황을 조종하며 뒤에서 조소를 짓는 냉혈한 캐릭터입니다.
태영은 자신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채, 하루하루를 사채업자의 협박 속에 살아가는 공무원입니다.
중만은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입니다. 딸과 아픈 어머니를 돌보며 근근이 살아가던 그는 우연히 손에 쥔 돈 가방으로 인생을 걸어보려다,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이들의 모습은 결코 영화 속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어느 순간, 그들처럼 절박한 선택 앞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영화의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킵니다. 이 작품은 그저 자극적인 범죄물이 아니라, 우리 안에 숨겨진 도덕의 경계와 생존 본능을 마주하게 합니다.
‘돈 가방’이 상징하는 것
영화의 핵심 오브제인 ‘돈 가방’은 단순한 소품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처음에는 모든 인물들에게 희망과 기회처럼 보이던 존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돈 가방은 파멸의 열쇠로 작용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 돈 가방은 결국 누구의 것도 아닌, 아무렇지도 않은 청소부의 손에 쥐어집니다. 이 결말은 매우 냉소적이면서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합니다. 돈은 결국 누구에게도 영원히 머무르지 않으며, 가장 절박하지 않은 이에게 돌아가는 아이러니를 통해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 영화는 명확한 교훈을 남기지 않습니다. 대신, 관객 각자가 "만약 나였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극장을 나오게 만듭니다.
현실과 닮은 이야기, 그래서 더 섬뜩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무서운 이유는 악인이 따로 있어서가 아닙니다. 모든 인물들은 나름의 사연과 이유가 있으며, 그 누구도 처음부터 악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돈’이라는 매개체 앞에서 그들은 점점 도덕성을 잃고 인간성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습은 너무도 현실적입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도, 경제적 위기나 절박한 상황 앞에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스릴러 이상의 무게감으로 다가오며, ‘현실의 연장선’ 같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잔혹한 결말과 다층적인 서사,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만들어내는 이 한 편의 영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거울처럼 우리를 비추는 작품이 됩니다.
총평
지금까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스릴러나 오락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선택, 그리고 생존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이 돈 가방을 마주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생각해 보면서 관람해 보시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가 누굴지도 궁금합니다. 넷플릭스에서 언제든 보실 수 있으니 관람해 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